마츠카와ver. 자살카페

#6*복도에서 사람들의 걸음소리가 들려왔다.708호실에 어제 들어온 환자, 차트 좀 보여주세요.네, 선생님. 오늘 아침에 재어본 혈압은...또 다시 하루가 시작될 건가보다.그는 없었다.스탠드 옆에 놓아두었던 안경도.침대 밑에 들어간 간이침대에 그녀가 어젯밤 덮어주었던 루돌프 담요가 잘 개어져 있었다."일어나셨어요, 게이코씨?"이제는 얼굴이 익숙해진 간호사가...

#5*산부인과,라 쓰여진 흰 글씨를 링거가 달린 철지지를 밀며 따라걸었다.진료실1,2,3 을 따라 걷던 그녀의 눈에 민트색의 긴 의자가 보였다.가죽 시트가 푹신해 보였다.그녀가 그 의자에 앉았다. 그녀의 앞은 하얀 병원 복도였다."히히히히!"그녀의 앞에서 여자아이 두 명이 지나갔다.처음 온 곳에서 탐험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뛰어다니고 있었다."병원에서는 뛰면...

#4*타악타악-소리가 공중에 울려퍼지며 하얀색 요가 휘날린다.그녀가 요를 빨랫줄에 넌다.화악- 요가 줄에 걸리며 섬유유연제 냄새를 풍긴다.오랜만에 맡아보는 향기였다.하아아- 그녀가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쉰다.아침부터 햇볕이 강하다.빨래가 잘 마를 것 같았다.북북북- 그녀가 머리에 샴푸칠을 한다.오랜만에 만난 화학성분에 기름진 머리가 놀란듯 했다.샴푸를 두 번...

#3*카키색 바지. 청바지. 회색 트레이닝 바지.무엇을 입고 나가야 할지 정하는 데 그녀는 15분이 걸렸다.몇 달만의 외출인 걸까. 마지막 외출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.기억나는 거라고는 그 외출때 무엇을 했었는지.이 곳에서 50m정도 떨어진 슈퍼에 들러 배달이 가능하냐,고 물어봤던 것이었다.그 후로 그녀는 일절 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컵라면과 맥주를 그...

#2*잘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.어제와 마찬가지로 무릎을 하늘로 향한채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인터넷을 뒤적이던 그녀가 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.역시나 노크 따위는 없었다. 그러나 그녀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.그녀가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으려 했을 때화악-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.오른쪽으로 세 번. 그리고 작게 왼쪽으로 한 번.어제의 경험으로 이 남자...

*이 글은 캔디가 네이버 블로그 '캔디의 덕질공간'에 2018년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연재한 작품임을 밝힙니다. *어두컴컴한 방 안에 키작은 냉장고가 우우웅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. 그녀가 앞에 선다면 허벅지까지 밖에 오지 않을 높이다. 큰 소리를 내는 걸로 보아 1년 뒤에는 제 기능을 내지 못 할 것 같았다. 냉장고 위에는 컵라면 박스 두 개가 ...